만리장성은 이른바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곧, 먼 옛날에 만리장성을 쌓던 사람들이 일을 하다
죽으면 그 자리에 묻혔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랍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만리장성'입니다.

만리장성(萬里長城)은 중국의 상징이자 중국인의 마음속에
긍지와 자랑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행진가'도 “노예가 되기 싫은 자
일어나서 피땀으로 새로운 우리의 만리장성을 쌓아가자”
라는 구절로 시작될 정도랍니다.

동쪽 발해만에서 서쪽 가욕관까지 3000㎞에 이르는 '만리
장성은 춘추전국시대 나라마다 쌓았던 성을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뒤 북쪽 기마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장성을 연결한 것이랍니다.

그래서 만리장성의 안을 곧 ‘진(Chin)의 영토(Area)’라
명명하여 오늘날 중국을 ‘China’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장성의 원래 길이는 10만 리였는데 이중 9만 리는 20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미 오랜 세월에 걸쳐 사라진 상태로

지금 관광객들이 볼 수 있는 건 명나라 때 축조된 6300km
정도의 장성뿐이랍니다.

특히 만리장성은 베이징에서 서북쪽으로 70㎞쯤 떨어진
팔달령장성에서 그 모습을 제일 잘 볼 수 있답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세계 7대 불가사의’ 같은
수식어를 빼더라도 이 장대한 인공구조물의 위대함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았답니다.
 
“만리장성은 아시아 전체의 길이보다 더 길다”고 말했던 
17세기 예수회 선교사들이나..

“이 위대한 업적에 비하면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그저 어린애
장난 같은 쓸데없는 돌무더기”라고 극찬했던 계몽철학자 볼테르,

외교적 발언일지언정 “장성은 위대한 성벽(Great Wall)이며,
위대한 민족이라야 이것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까지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랍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찬사가 무색하게도 본격적으로 축성사업을
전개했던 진나라의 경우 엄격한 법가주의적 체제와 충돌한
지식인과 민중들을 건설사업에 동원하는 등,

성벽은 일종의 ‘강제노동 수용소’였는데 한마디로 장성은 
민중의 노동력에 대한 수탈을 상징한답니다.

그래서 만리장성에는 수 많은 전설이 전해지지만..
 
그 중에서 성벽 건축에 동원된 남편을 찾으러 나섰다가
수 천명의 다른 노동자과 함께 묻혀있는 남편의 뼈를
발견하고 자결한 맹강녀(孟姜女)의 전설이 널리 퍼져있는데..

맹강녀는 제나라의 여인이었답니다.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인
범기량이 만리장성의 인부로 부역을 나가게 되었는데,

남편으로부터 한동안 소식이 오다 갑자기 끊긴 어느 날,
맹강녀의 꿈에 남편이 만리장성에서 일하다 죽는 불길한
모습이 나타났답니다.

날이 밝자 맹강녀는 급히 보따리를 싸 들고 만리장성으로
향했지만 그러나 몇 달 만에 도착해서 남편을 찾았으나
헛수고였답니다.

이미 남편은 오래 전에 죽었기 때문이었답니다.

너무나도 원통한 맹강녀는 성벽 앞에서 몇 날 며칠 동안을
통곡했는데 그러자 갑자기 천둥이 치고 폭우가 쏟아지면서
성벽이 무너지고, 그 속에서 꿈에도 그리던 남편의 시신이
나왔다고 합니다.

슬픔을 견디다 못한 맹강녀는 남편의 시신을 안은 채 강물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는데..

지금도 중국 하북성 산해관 동쪽 7km 지점에는 맹강녀의 묘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곳에는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멀리 만리
장성을 바라보는 그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답니다.

이처럼 현대 중국의 정치가들이 만리장성을 ‘민족주의의
마스코트’로 이용하기 시작한 20세기 이전까지 이 성벽은
중국 민중들에게 ‘고통과 수탈’ 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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