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올림픽 개최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국 런던은 어두워지는 시간이 무척이나 빠른데, 12월, 1월에는 오후 3시만 넘어도 어둠이 깔린답니다.
위도가 북위 51.5도여서 37도인 서울보다 한참 위에 있어 해가 그만큼 빨리 지기 때문이랍니다.
어두워진다고 런던의 일상까지 휴식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데,특히 시초를 다투는 금융은 더욱 그렇답니다.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즈강변 국회의사당 시계탑 ‘빅벤(Big Ben)’이 오후 3시30분을 알리는 거대한 종소리를 내면 런던은 오후의 나른함에서 깨어나게 되는데...
오후 3시30분이면 뉴욕 증시가 개장을 알리기 때문으로 미국 뉴욕 현지는 오전 9시30분. 런던 증시 폐장 시간인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런던과 뉴욕에서 동시에 거래를 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런던의 오전은 더욱 바쁜데, 한국의 서울,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여러 국가의 오후 시간대와 맞물려 있는 탓이랍니다.
물론 낮 시간은 거의 동 시간대인 유럽연합 여러 나라와 겹쳐 바쁘기는 마찬가지랍니다.
서울, 도쿄, 홍콩, 싱가포르로 이어진 주식, 채권, 외환 거래가 런던을 거쳐 뉴욕으로 넘어가는 구도랍니다.
영국은 세계 주요 금융시장의 모든 시간대와 겹치는 유일한 금융시장이기 때문이랍니다.
이 같은 조건들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런던은 금융시장 거래 자본의 80%가 국제 자본인 세계 최고의 금융도시로 성장했으며
이로 인해 전세계 금융회사가 몰리면서 전통적인 금융특구 ‘더 시티’가 좁아 ‘카나리워프’라는 새로운 특구를 개발했지만
여전히 빈 사무실은 찾기 힘들 정도인데...
오늘의 주인공은 영국 런던 남동쪽 카봇 스케어 15번지에 위치한 계획 도시인 '카나리 워프(Canary Wharf)'랍니다.
이 지역은 빅토리아 여왕 시절부터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었던 농민들이 거주했던 런던의 빈민 주거지역으로 런던 동쪽 템즈강변에 위치해 있고 런던 중심가와도 거리가 멀지만 런던이 국제 금융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런던의 전통적인 금융가인 ‘더 시티’ 사무실이 동이 났답니다.
그래서 대체지역으로 건설된 금융특구가 카나리워프로....
카나리 워프의 정식 이름은 ‘Isle of Dogs’ 곧 ‘개들의 섬’으로 굽이쳐 흐르는 템즈 강이 그 세월을 더해가며 쌓아놓은 모래언덕으로, 한때 영국 국왕 헨리 4세가 자신의 사냥용 개들을 여기서 사육한 데서 ‘개들의 섬’라는 이름이 유래했답니다.
19세기 초까지 이곳은 런던을 드나드는 큰 선박들이 닻을 내리던 곳으로 런던에서도 가장 큰 물류 창고들이 즐비했지만 산업화를 거치면서 카나리 워프는 슬럼화되었고 어느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고장이었답니다.
하지만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센터로 급부상한 카나리 워프는 관광과 교육산업을 제치고 영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금융산업의 본거지로 발돋움했답니다.
과거 영국을 상징하던 굴뚝산업이 대부분 문을 닫은 영국경제에서 국가경쟁력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금융산업 이랍니다.
영국의 달력에 보면 ‘뱅크 할리데이’라는 게 있는데...은행이 쉬는 날은 국가 공식 공휴일이 된답니다.
그만큼 영국에서는 금융산업이 영국경제를 지탱하는 힘이고 그 중심에 카나리 워프가 있답니다.
카나리 워프 중심지에는 마치 좌청룡 우백호처럼 세계 최고의 금융그룹 ‘시티그룹’과 ‘HSBC’가 나란히 서 있는데... 그 기운은 영국 런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뻗는답니다.
말 그대로 세계의 은행이 되어 세계 금융의 흐름을 좌지우지 하고 있답니다.
EU의 중앙은행은 프랑크푸루트에 있지만 카나리 워프가 세계의 금융 허브 역할로 급부상하자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할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온답니다.
카나리 워프는 뉴욕도 이미 경쟁상대로 보지 않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