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RCA 한국 대리점이 호출 부호 HLKZ로, 국내 첫
텔레비전 시험 방송을 실시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15번째로 흑백TV 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동시에 최초의 TV광고도 시작돼 소비를 촉진시키고
대중문화를 전파 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답니다.

우리나라 최초 텔레비전 방송 설립자는 미국 전기,
방송회사 RCA의 한국대리점 경영자였던 황태영씨로

RCA와 합작으로 TV 기자재를 도입해 HLKZ-TV를
설립했는데, 방송국 명칭은 KORCAD(한국 RCA배급회사)로

달랑 카메라 두 대로 출발한 HLKZ-TV의 채널은 9번,
가 시청 지역은 서울 중심반경 16~24㎞였답니다.

개국 초에는 시내 주요 상점에 RCA 21인치 수상기를
설치해 TV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HLKZ-TV는 수상기 보급률 저조, 그리고
TV 광고에 대한 인식 부족, 협소한 광고시장 등으로
성공하지 못했답니다.

결국 운영난으로 1957년 5월 한미 합작으로 설립된
대한방송주식회사로 경영권이 넘어갔으나
1959년 2월 화재로 소실돼 결국 문을 닫았답니다.

1961년 국영 KBS가 설립되고 순수 우리 나라 방송국으로서
첫 텔레비전 방송은 KBS에서 호출 부호 HLCK, 채널 9로
1961년 12월 31일부터 시작되었답니다.

1964년 12월 TBC, 1969년 8월 MBC, 1991년 3월에는
SBS TV가 차례로 개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답니다.

컬러TV 방송은 소비를 조장하고 계층간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연기되다 1980년 12월에야
시험 방송이 시작됐는데....

당시 흑백TV 방송에서 컬러 방송으로 전환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알바니아, 네팔 등 3개국뿐이었답니다.

이처럼 컬러TV 방송이 다른 나라에 비해 뒤쳐진
이유에 대해 알아 볼까요?

컬러TV방송 계획이 처음 수면 위에 떠 오른 것은
1971년이었는데...

우리보다 GNP가 낮은 공산국가에서도 컬러TV를
방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은 문화공보부는

늦어도 1974년부터는 컬러TV방송을 시작하기로 하고
미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 975만 달러의 차관을 도입하여
KBS에 컬러TV 방송국을 세우기로 계획을 세웠답니다.

이에 자극을 받아 TBC와 MBC에서도 컬러TV방송을
입안하기에 이르렀지만 그러나 상공부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이 계획은 백지로 돌아간답니다.

이유는 흑백TV도 핵심기술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마당에 컬러TV 도입은 결국 무역역조만 심화 시킬
것이라는 진단 때문이었답니다.

1978년 컬러TV 방송 문제가 다시 떠오는데...

이때는 세계 TV방송사 가운데 우리 나라와 몇몇 소수국가
만이 흑백방송을 하고 있었으며, 가전 업계에서는 이미
컬러TV를 생산하여 수출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국내 전자공업 육성을 위해서도 컬러TV 시판과 방송은
더 미룰 수 없는 사안이었답니다.

각 방송국은 설비, 기술, 운용 등 컬러TV방송 준비를
마치고 일부 프로그램은 이미 컬러로 제작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의 반대가 워낙 완강했답니다.

흑백TV도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보다 훨씬 비싼 컬러TV가
나오면 계층간 갈등이 더욱 커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는데...

대통령의 결사 반대로 언론에서 조차 컬러TV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논조가 주종을 이루게 된답니다.

이어 제2차 오일 쇼크가 오자 컬러TV 도입은 1980년대
후반에 가서나 검토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으며

그 참에 박 대통령 시해사건이 발생하여 그 문제는
수면 아래로 잦아들고 말았답니다.

12 ·12반란으로 국권을 찬탈한 신군부는 1980년 8월부터
컬러TV 시판을 허용한 뒤 1981년 1월 1일부터 컬러TV방송을
시작하게 되는데...

결국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식도 흑백으로 중계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