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시험에서 부정한 방법을 쓰는 것을 일러,
컨닝이라고 하는데,

컨닝이란 '교활한'의 뜻을 가진 단어 'cunning'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지만,

컨닝은 정작 영어 권에서는 우리가 나타내고자 하는
뜻인 시험 부정과는 전혀 다른 '콩글리쉬'에 속하는
대표적인 단어 중에 하나랍니다.

영어 권에서 쓰이는 '부정 시험'에 대한 정확한 영어
표현은 '속이다'라는 뜻의 치팅(cheating)인데.....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을 치르는
치팅(cheating)이라는 단어랍니다.

정당한 실력에 의지하지 않고 부정한 방법으로 점수를
따는 방법에는 그야말로 수 백가지 방법이 있는데...

부정한 방법으로 점수를 따는 백태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단세포 동물들도 할 수 있다는 '지우개에 공식
쓰기'와 '책상과 벽에 볼펜으로 깨알같이 쓰기' 등과
같은 고전적인 유형에서부터

최근의 최첨단 기기 사용까지 시대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해 왔답니다.

물론 부정한 방법으로 점수를 올리려는 응시자와 이를
방지하려는 쪽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양쪽 모두 기발한
방법을 총동원 시킨답니다.

그렇다면 조상들의 컨닝 방법은 어떠했을까요?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는 시험감독관이 열 개의 도장을
갖고 다녔다고 하는데....

컨닝이나 예비 컨닝행위를 발견하면 수법에 따라 각기
다른 도장을 시험지에 찍고 당락 판정에 참고했답니다.

예를 들면, 옆 답안지를 훔쳐보려다가 들키면 눈동자를
굴린다는 뜻인 '고반'이란 도장을,

옆 사람이 듣게끔 중얼거리면 '음아'란 도장을 찍었으며
또 우수 수험생 곁에 자리를 옮겨 앉으면 예비 컨닝행위로
간주, '이석' 도장을 찍었다고 합니다.

최첨단 기자재를 사용하는 방법만 빼면 예나 지금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성적을 올리는 방법은 분명 차이가
없어 보인답니다.

최근에는 사법시험에서 고전적인 방법으로 컨닝한
수험생이 적발되어 언론에 회자 되었는데...

2008년 2월 치러진 1차 사법시험 도중 30대의 A씨는
출제가 예상되는 내용과 관련된 핵심 단어들을 깨알같이
적은 쪽지를 몰래 보려다 결국 감독관에게 적발됐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법조인을 선발하는 사법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5년 응시
제한이라는 엄한 처벌을 내리게 된답니다.

이는 2001년 사법시험 법이 제정된 이래, 예비 법조인을
선발하는 사법시험에서 부정행위로 응시 제한 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컨닝해서라도 끝까지 가보자'라는 속셈은 결국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길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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