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케네디 전 미국 상원의원
장례식에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손녀인

로즈 슐로스버그가 운구 행렬의 자동차 안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내보이는 욕설을 하는 모습이 한 TV 카메라에
잡혀 구설수에 올랐는데....

그런데, 욕 때문에 미국의 대통령과 기자들이 한바탕
전쟁(?)을 벌인 일이 있었답니다.

1986년 2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필리핀 정치 문제와
관련해서 기자 회견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기자들의 질문이 어찌나 집요한지 레이건은 짜증이 나서,
그래서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무심결에 그만 ‘선오브비치!
(Son of Bitches : 개새끼들)’하고 욕을 했답니다.

이 말을 들은 기자들이 가만 있질 않았는데...

백악관 기자실을 출입할 때마다 모두가 ‘선오브비치!
(Son of Bitches : 개새끼들)’의 약어인 'SOB'라고
쓰인 셔츠를 입고 나타났답니다.

그러나 그들은 'SOB'는 ‘프레스센터 아래층에서 일하는
사나이들(Sons of the Basement)’을 뜻하는 머리
글자였다고 능청맞게 주장했는데,

그러자 며칠 후 조찬 석상에 이번에는 레이건도 똑같이
‘SOB’라고 적힌 셔츠를 들고 나왔답니다.
 
레이건의 설명에 따르면 이건 ‘예산을 아끼자(Save Our
Budget)’의 약자라고 했답니다.

이 소리 없는 전쟁을 지켜본 시사 주간지 ‘타임’은 레이건의
판정승을 선언했답니다.

전 세계에서 욕이 가장 적게 쓰는 나라는 당연히 일본인데,
일본에서는 욕하거나 싸우는 소리를 여간해서 들을 수 없답니다.

웬만한 일이면 그냥 양보하고 참으며, 남과 시비하기를
꺼리기 때문으로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일본의 욕은
그 종류가 너무나 적답니다.

욕이라는 게 고작, '바보 같은 놈'이라는 '바가야로', '짐승'이라는
'칙쇼'(畜生), '이놈' 하는 '고노야로' 정도로,

우리의 욕 문화와는 양과 질의 모두에서 비교가 안 된답니다.

아마 이 점은 우리의 '선비문화', 즉 말 문화의 혜택(?)인지도
모르는데, 선비들은 칼 대신 말로 다 해치우고,

일본은 말 대신에 칼로 정리하기 때문에 이처럼 일본에는
욕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한국은 '한(恨)의 문화', 일본은 '원(怨)의 문화'라고
했는데, 이 또한 한일 문화의 특징을 잘 표현한 것 같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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