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적인 범주에 속하는 존재들은 특별한 대접을 받아 왔는데...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헤라클레스 같은 영웅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조선 시대의 ‘사방지’(남성의 성기와 여성의 성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와 같은 존재는 멸시의 대상이었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한자문화권에서는 양성자를 반음양인
(半陰陽人)이라고 불렀는데,

말 그대로 한 사람이 음을 상징하는 여자와 양의 남자의 기운을
반반씩 갖고 있다는 이야기랍니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여자의 성기와 남자의 성기를 동시에 갖고
태어난 사람을 말하는데,

양성자의 정식 의학용어는 인터섹스(intersexed)라는 용어를 쓴답니다.

또, 양성인간 또는 자웅동체(雌雄同體)를 허마로다이트
(Hermaphrodite)라고도 하는데, 이 용어의 탄생은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답니다.

허마로다이트(Hermaphrodite)하는 말은 미모의 남신
헤르메스(Hermes)와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즉 Venus)를 합성해 만든 단어인데，

헤르메스는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와의 사이에서 에로스
(Eros)와 '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e)'를 낳았답니다.

헤르마프로디테는 아름다운 미소년으로 자라 나는데...

어느 날 '헤르마프로디테스'가 샘에 이르자, 호수의 요정
살마키스는 잘생긴 그의 모습에 그만 반하고 만답니다.

살마키스는 헤르마프로디테에게 다가가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하였으나 그 자리에서 거절을 당하게 되는데..

그러나 헤르마프로디테가 옷을 벗고 호수에 들어가자, 살마키스는
그를 껴안고 입을 맞추었답니다.

헤르마프로디테가 한사코 뿌리치려고 하자, 살마키스는 그와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었답니다.

마침내 살마키스의 기도가 이루어져 그녀는 헤르마프로디테와
한 몸이 되게 되는데, 

잠시 후 둘의 육체가 정말로 하나가 되어 버린답니다.

그래서 헤르마프로디토스의 몸이 절반은 남성이고 절반은
여성인 자웅동체가 되었다고 한답니다.

지금은 파리 루브르，마드리드의 프라도 등 유럽의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에 헤르마프로디토스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특히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테(Sleeping Hermaphrodite)는
루브르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품 중에 하나랍니다.

아름다운 여체에 살며시 드러난 남성성기가 재미있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완벽하게 아름다운 남성의 몸매와 여성의
몸매를 두루 갖춘 양성인을 완벽한 인간으로 칭송하며 많은
사회적 혜택을 부여했지만...

그러나 그것은 고대 그리스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뿐으로
현실적으로 사회에 적응하기 매우 어렵고 흉물처럼 취급
당하기 십상이었답니다.

2009년 8월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ｍ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신데렐라인
카스터 세메냐(Caster Semenya)가,

성(性) 정체성에 휘말려 당사자는 물론 남아공과 국제육상연맹
(IAAF) 간의 외교분쟁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데..

불씨가 된 것은 호주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보도에서 시작됐는데,

이 신문은 성 판결검사 결과 세메냐가 자궁과 난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으며 결국 IAAF의 세메냐에 대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성 차별 논란 속에 남아공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의 거센 반발을
야기하며 오히려 세메냐가 남아공의 영웅으로 떠오르는 결과를
낳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답니다.

만일 세메냐를 출전 정지시킬 경우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남아공 장관의 살벌한(?) 경고까지 나왔는데,

'양성 인간' 때문에 전쟁이라도 터질 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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