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의붓 자식보다 낫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물론
걸어 다니려면 다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으로,

그래서 밀턴은 다리가 신의 날개로 만들어진 거라고 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좀처럼 이 소중한 ‘신의 날개’를 쓰려고 하지 않는데,
걷는 것보다 타고 다니는 것에 길이 들어서랍니다.

걸음을 뜻하는 보(步)자는 止와 少가 합쳐져 생긴 글자인데....

止는 오른쪽 발바닥, 少는 왼쪽 발바닥 모양을 본뜬 것인데
그래서 걷는다는 보(步)자는 이 두 발바닥이 잇닿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사람이 걸을 때는 발을 번갈아 떼어 옮아 가기 때문에 이런
형상으로 걷는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랍니다.

걸음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보(步)는 미루어
헤아린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그리고 길이와 넓이의 단위로도 쓰인답니다.

보측(步測)은 전날 걸음으로 거리를 재던 것을 이르던 말로
지금도 거리를 잴 때는 걸음 짐작이 쓰인답니다.

선조(宣祖) 때 파발제도의 하나에 보발(步撥)이 있었는데...

보발은 정부의 급한 문서를 걸음이 빠른 사람을 시켜 남과
북으로 전하던 것인데

30리마다 참(站)을 두고 북으로는 아오지로부터, 남으로는
초량까지 이었다고 합니다.

걷기는 에어로빅 못 지 않은 유산소운동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걷는 것이 턱없이 모자란데...

보통 전문가들이 권하는 보행 거리는 1만보 정도로 일반인이
2시간 정도 걸어야 되는 거리랍니다.

그러나 주부들은 고작 2천 보 정도를 걷고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3천 보를 넘지 못한다고 합니다.

반면 비사무직에 있는 사람들은 1만3천 보 정도를 걷고,
우체부들은 2만보 가량을 걷는다고 한답니다.

요즘엔 너나 없이 살 빼기에 열을 올리지만 여기에 가장 좋은
것이 1시간에 6km를 걷는 속보인데....

보폭 80~90cm 정도로 1만보를 걸으면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로 이렇게 한 달을 걸으면 체중이 1kg 이상
빠진다는 것이랍니다.

하루에 30분만 걸어도 당뇨 위험이 50% 이상 줄며, 중풍에도
걷기만한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걷기는 건강 유지의 기본이랍니다. 타는 버릇이 몸에 배어
한 정거장 거리만 가려 해도 차를 타는데 이것은 스스로
건강을 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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