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은 ‘장을 풀어준다(解腸)’는 뜻이 아닌데...

해장은 원래 ‘해정’에서 나온 말로 '해(解)'는 '풀어준다'는
뜻이지만 ‘정’은 ‘술 때문에 걸린 병’을 뜻한답니다.

즉, 해장은 ‘술병을 풀어준다’는 뜻이며 해장국은 '술병을
풀어주는 국'인 셈이랍니다.

‘술 때문에 걸린 병의 증상, 곧 ‘정(정)’을 영어로는 ‘행오버
(Hangover)’라고 말하며,

그 행오버를 없애는 해장술을 그들은 ‘아이 오프너(Eye Opener)’
라고 부르고 있는데, 눈을 뜨게 해주는 술, 개안주(開眼酒)가
곧 해장술의 뜻이랍니다.

해장술을 ‘헤어 오브 더 도그(Hair of the dog)’ 즉 ‘개털’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의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개에 물렸을 때 서양 사람들도 그 개의 털을 약간 깎아 물린 상처에
바르면 곧 치료된다는 민간처방을 갖고 있는데...

숙취란 다름 아닌 술이 물어뜯은 위장이 아파서 생기는 것이니
그것을 치료해 주는 해장술도 개털이나 같다는 것입니다."

해장술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이는 술로 얻은
숙취를 술로 해소한다는 의미로 해장술을 마실 때 숙취가
해소되는 듯한 느낌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한답니다.

즉, 해장술로 마신 혈중 알코올 농도가 떨어지면 또 다시
숙취와 같은 증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인데....

그러나 놀랍게도 해장술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미국에서도 술꾼은 아침에 일어나면 해장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이처럼 한국 외에도 해장술을 즐기는 나라는 적잖은데...

맥주를 좋아하는 네덜란드가 대표적으로 네덜란드인들은
차가운 생맥주 두 잔으로 해장을 대신한답니다.

특히 전날 술을 마신 술집에서 마셔야 더욱 효과적이라고 믿는데,
이때 마시는 해장술을 ‘개털(Hair of the Dog)’이라고 한답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풍습이 있는데, 영국에서는 해장술로 토마토
주스와 보드카를 섞은 ‘블러디 메리’나 맥주를 마신답니다.

시큼한 음식을 즐기는 나라도 있는데...

폴란드에서는 신 우유(상온에 1, 2일쯤 보관한 우유)를 마시거나
피클즙을 짜서 먹는데 신맛을 더 내려고 식초를 넣기도 한답니다.

러시아에서도 오이 피클이나 고추 피클 등의 시큼한 국물로
속풀이를 한다고 합니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자작나무 이파리로 몸을 때려 혈액
순환을 증진시키기도 하며, 양배추와 오이즙에 소금을 섞어
만든 ‘라솔’이라는 음료도 있답니다.

북유럽에서는 청어를 해장음식으로 즐기는데...

독일에서는 청어를 소금과 식초에 절인 뒤 양파 절임에 싸서
먹는 롤몹스(Rollmops)를 해장용으로 아침 식탁에 올린답니다.

술 마신 다음날 기름기 있는 음식이 당긴다며 피자나
자장면을 찾는 사람이 있는데, 태국인들이 그렇답니다.

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기름에 튀긴 삶은 달걀에 매콤한 소스를
얹은 ‘까이 룩 꿰이’라는 음식으로 숙취를 푼답니다.

술독에 고생하는 사위를 위해 장모가 해 준다고 해서 ‘사위
달걀’이라는 별명도 있답니다.

해장법 중에는 아주 특이한 것도 있는데...

몽골인들은 양의 눈알을 삭혀서 토마토 주스에 넣어 마시며,
푸에르토리코인들은 겨드랑이 밑에 레몬즙을 바른다고 하는데,
이는 영국에까지 전해졌답니다.

이라크에서는 염소머리를 통째로 고아 그 국물을 마신고 하며
아이티 공화국의 해장법은 기이한 수준인데....

이들은 술병의 코르크 마개에 검정 핀 13개를 꽂는데, 그러면
숙취가 생기지 않는다고 믿으니 민간신앙 같답니다.

고대 로마에서 숙취가 있을 경우 카나리아 튀김을, 고대
그리스에서 양의 폐를, 그리고 중세 유럽에서는 장어를
먹었다고 전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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