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며느리와 며느님'이 최근 대만서 방영돼
인기를 끌면서 현지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앞서 이 세상을 살았던 현인(賢人)들은 결혼의 본질을
이렇게 간파했답니다.

“결혼은 새장과 같다. 밖에 있는 새들은 안으로 들어가보려
애쓰고, 안에 있는 새들은 밖에 나가보려고 애쓴다.”(몽테뉴)

“결혼은 겁쟁이라도 할 수 있는 유일한 모험이다.”(볼테르)

“서둘러 결혼하면 천천히 후회한다.”(영국 속담)

그런데 ‘며느리 늙어 시어머니 된다’를 비롯해 며느리에 관한
속담이 우리만큼 많은 나라는 없는데...

우리 나라에는 무려 60여 개나 있지만 일본에는 30여 개,
영어 속담에는 단지 2개가 있을 뿐이랍니다.
 
이는 가부장 중심의 가계를 존중해온 우리는 며느리가 가정을
이루는 양대 축에 해당한다는 생각에서 ‘출가외인’이 되는
딸보다는 큰 비중을 두었던 것 같답니다.
 
딸에 관한 속담은 우리나라에 약 30개가 있고 일본에는 15개
정도가 있지만 그러나 영어권에는 무려 50개가 넘어 우리와는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답니다.

이는 구미에선 가족 구성원의 비중을 ‘며느리’가 아닌 ‘아내’에게
두고 있는 결과랍니다.

딸과 아내와 며느리와 어머니는 여성이 갖는 네 가지 역할을
의미하는데, 그러나 그 위상은 그 사회가 여성의 지위를
어디에다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답니다.

구미사회가 여성의 지위를 아내 쪽에 둔다면 우리의 전통적
가족제도에선 며느리에 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때문에 살림의 주체는 실상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승계되는
것이 우리의 가족제도 였다고 할 수 있답니다.

과거 대갓집에서 경제권을 상징하는 곡간 열쇠가 시어머니로부터
며느리로 승계되는 과정이 이를 말해 준답니다.

따라서 우리의 옛 얘기에는 며느리에 관한 것이 많고 그것은
대개 착한 며느리와 못된 며느리의 이야기로 나뉜답니다.

효령대군의 손주 며느리인 어우동은 근친상간도 마다 않는
음녀로 유명했고, 18남 2녀를 둔 세종대왕은 맏며느리의
요망과 투기, 둘째 며느리의 동성애로 골치를 썩힌 왕이며,
또 대원군과 명성황후는 원수처럼 싸웠답니다.

그러나 구약 ‘룻기’에는 남편과 두 아들마저 잃고 의지할 데가
없는 가난한 시어머니 나오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섬기는
두 며느리 오르바와 룻의 이야기가 나온답니다.

무엇 보다도 ‘아내와 어머니, 며느리로서 1인 3역의 어려운
역할을 하는 여성들을 격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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