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사실은 동물 세계에도 사람과 별반 다름이 없이
수컷이 암컷을 가장하는 예가 있다는 점인데.....

캐나다의 가터뱀은 동면에서 깨어나는 4월까지의 8개월 동안은
체온이 4도까지 떨어져 있게 된답니다.

그래서 빨리 깨어나 활동을 하려면 체온을 높여 줘야 하는데..... 

이 때 수컷이 암컷을 가장하고 있으면 같은 수컷들이 둘러싸
체온이 올라가므로 동면에서 빨리 깨어난다고 한답니다.

태평양에 사는 스니카라는 심해어 중에도 암컷으로 가장해
다른 수컷이 지키는 알에 접근해 수정을 하는 놈이 있다고 하니
동물의 ‘여장’은 생존 전략의 하나로 보인답니다.

인간도 생존을 위해 젠더(사회적 성)를 바꾸는 일이 있는데...

‘전쟁이 끝난 후론 그이는 가끔 풀이 죽어 있어요. 평화시에는
용기를 보여 줄 곳이 없거든요’ 2차대전이 끝난 후 메리 웰쉬가
남편 헤밍웨이의 모습을 전한 말입니다.

작품은 물론 외모나 행동도 그야말로 남성적인 헤밍웨인데....

전장과 투우장과 사냥터를 누비던 그에게 평화는 차라리
지루했을 지 모른답니다.

그러나 그의 유년 시절을 보면 정반대인데, 어머니는 어린
헤밍웨이에게 여자 옷을 입혀 여자 아이로 키웠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오히려 거칠고 씩씩해지려 애를 썼다고 한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헤라클레스와 아킬레스도
여장(女裝)을 했다고 전하고 있는데....
 
실수로 친구를 죽인 후 리디아의 여왕 옴파레의 노예로
팔려간 헤라클레스는 여왕의 ‘사랑의 노예’가 되어

영웅의 풍모는 사라지고 여자 옷을 입고 시녀들에게 둘러
싸여 실을 짜는 몰골을 보였답니다.

뒤꿈치의 아킬레스건을 빼고는 불사신이던 아킬레스도 마찬가지....

트로이전에 보내지 않기 위해 그의 어머니는 9살의 아킬레스에게
여자 옷을 입혀 스키로스왕 리코메데스에게 보냈답니다.

남성이 여자 옷을 입고 여자 행세를 하거나, 여성이 남자 옷을
입고 남자 행세를 하는 것을 정신병리학이나 문화인류학에서는
‘의상 도착’, 혹은 ‘이성장 기호(異性裝嗜好)’라고 부른답니다.

고대 로마의 네로 황제도 여장을 즐겨 했고, 루이 15세 때의
프랑스 외교관 에옹도 여장으로 귀족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그야말로 여장 미인이랍니다.

여장한 남성을 ‘에오니즘’이라 한 것은 그에게서 비롯된 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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