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반지는 대부분 왼손 약지에 끼는데, 여기에 나오는 약지
(藥指)는 다섯 손가락 중 네 번째 손가락을 이르는 말입니다.

네 번째 손가락을 약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말 그대로 탕약의
온도를 재거나 약을 젓는데 사용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약지의 또 다른 이름 ‘무명지’는 약지에는 마력이 있는데 이름을
붙이면 그 힘이 사라진다고 믿은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절에 가면 약사여래 부처를 볼 수 있는데 엄지와 약지(넷째
손가락)을 구부려 원을 만들고 있답니다.

약사여래는 중생의 모든 병을 고쳐주는 부처이니 부처님 중
'의사' 부처가 약지를 애지중지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닐까요?

고대 이집트에선 약지가 심장과 직결돼 있다고 믿었는데...

특히 왼손 약지는 심장과 가까운데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한답니다.

하지만 약지는 다른 손가락들에 비해 본인의 생각대로 잘
움직여 주지 않는데,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가락을 차례로 펴보거나 버튼 누르기를
해보면 당장 알 수 있답니다.

약혼이나 결혼반지를 약지에 끼는 전통은 서양에서 유래했는데
약지가 가장 의존성이 커서 종속과 순종을 의미했다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을 높여 줄 수밖에 없답니다.

또한 약지에는 심장(사랑)으로 이어지는 신경이 있다고도 믿었는데,

한의학에서는 약지로 흐르는 경락을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
이라 하여 지식을 배설하는 망각에 관여한다고 본답니다.

배설 후 다시 채워지듯이 삼초경이 발달한 사람은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일까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자궁 속 태아가 남성호르몬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약지의 길이 비율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한
신버전 '약지의 법칙'을 내놨는데,

'검지(둘째손가락)보다 약지가 긴 남자 금융트레이더가 돈을 훨씬
더 잘 번다'는 것으로 연구 결과 연봉 차이가 최대 11배나 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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