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에서 천시(天時)와 지리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날씨인데,

러시아를 침공한 나폴레옹이나 소련을 치려다 패퇴한 히틀러가
잘못 판단한 것이 러시아의 무시무시한 동장군이었답니다.

일기 예보는 원래 전쟁에서 탄생한 것인데.....

그러나 정작 전쟁을 하고 있을 때는 일기 예보는 공개 않는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한데, 날씨가 공개되면 적이 오히려 아군의 전술을
역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삼국시대, 천문에 아주 밝은 전술가가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뛰게 했다’는 촉한의 승상 제갈공명인데,

‘출사표’ 등 문인으로서도 훌륭한 작품을 남긴 공명은 적벽의
싸움(208년 겨울) 때 날씨를 이용해 조조의 군을 무찔렀답니다.

이때 공명이 사용한 전술은 바람을 이용한 화공이었는데....

박학다식했던 공명은 그곳의 바람이 언제부터 변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바람을 이용해 적벽에 쇠사슬로 묶어 놓은
조조의 군선에 화공을 가해 패주 시켰던 것입니다.

16세기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함대에 패배한 것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 군이 영국 네덜란드 연합군에 패한 것도
분명 날씨 때문이었답니다.

카리브해를 지배하던 스페인은 영국 함선이 이곳에 자주 출몰을
하자 제해권을 지키기 위해 2만7천 명의 병력을 실은 130척의
함대로 잉글랜드 공격에 나섰답니다.

그러나 5일간 계속된 폭풍우로 스코틀랜드의 암초지대에서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영국 함대에 격파 당하는데,

워털루전투에서 프랑스군이 패한 것도 이틀 동안 계속된 뇌우
때문이었답니다.

영국 네덜란드 연합군을 향해 진군하던 프랑스군은 진흙탕
길을 행진하느라 속도가 떨어지고, 병사들이 지친데다
프로이센군까지 공격해오자 패퇴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D-데이는 군사용어로 공격 또는 작전 개시 일을 말하는데,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D-데이는 나치독일 점령하의 유럽대륙에
침공한 연합군의 ‘노르망디상륙작전’으로
 
당초 D-데이는 1944년 6월 5일로 돼있었으나 악천후로 연합군
최고사령관 아이젠하워 원수가 6일로 연기했답니다.

날씨는 교통, 산업, 농사, 선거, 때로는 사람의 마음과 믿음까지도
바꾸고, 이처럼 역사도 바꾸지만, ‘우주여행’을 떠나는 시대지만
아직 인간은 날씨를 다스리지 못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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